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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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이 용어는 1950년대 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동아리 모임에서 유래했다. 당시 MIT에서는 '해크(hack)'라는 말을 '작업 과정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순수한 즐거움 이외에는 어떠한 건설적인 목표도 갖지 않는 프로젝트나 그에 따른 결과물'을 지칭하는 은어로 사용했는데, 여기서 사람을 뜻하는 '-er'를 붙여 해커라고 쓰기 시작했던 것이다. 해커란 <정보 시스템 해킹 현황과 대응>(1996)에 의하면, "컴퓨터 시스템의 내부 구조와 동작 따위에 심취하여 이를 알고자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대부분 뛰어난 컴퓨터 및 통신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현재 일반인들이나 언론인, 편집자들은 "컴퓨터 관련 지식을 이용하여 시스템 내에 침입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해커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했으며, 현재의 컴퓨터 문화를 이룩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 컴퓨터를 창업한 스티브 워즈니악과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도 초기에는 해커였다.
The New Hacker's Dictionary의 편집자인 에릭 레이먼드는 해커라고 말할 수 있는 5가지 특성을 정의했다.
- 프로그래밍 언어나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배우는 것을 즐기는 사람
- 어떤 것에 대해 이론을 세우기보다는 실제로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
- 다른 사람의 해킹을 인정할 능력을 갖춘 사람
- 프로그램을 빨리 만들 수 있는 사람
- '유닉스 해커'와 같이 특정한 프로그래밍 언어나 시스템에서 전문가인 사람
반면, 크래커는 다른 사람의 컴퓨터 시스템에 네트워크를 통해서 침입하는 사람을 말한다. 크래커는 주로 자신의 이익 또는 파괴를 위해서 타인의 컴퓨터나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침입해서 파괴하거나 자료를 변조 또는 불법으로 열람하는 자이다. 크래커는 이익을 추구하려고도 하지만 악의적이고 이타적인 목적이나 이유, 특히 보안 시스템에 대한 도전으로 불법 행위를 자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하여 당사자들은 어떤 컴퓨터 시스템의 보안이 취약하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하여 하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범죄 행위일 뿐이다. 그러므로 크래커란 용어를 해커라는 용어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참고 기사]
- 흔히 1946년 미국에서 개발된 에니악(ENIAC)을 세계 최초의 컴퓨터로 알고 있지만 사실 그게 아니다. 농경사회를 디지털 유목사회로 바꿔놓은 선각자의 영예는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에게 돌아가야 옳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무선통신 암호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영국 첩보조직 '울트라 프로젝트'팀의 일원이었다. 그가 만든 전자계산기 '콜로서스(Colossus)'는 당시 연합군 진영에서 두 손 들었던 에니그마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어찌나 빠르고 정확했던지 암호가 해독되고 있다는 걸 숨기기 위해 독일군의 폭격계획을 알고도 지켜봐야 하는 경우마저 있었다.
- 종전 후 울트라팀은 해체됐고 콜로서스를 비롯한 모든 증거물이 파기됐다. 차후 다시 써먹을 것을 기대한 영국 정부가 울트라 프로젝트를 극비에 부쳤기 때문이다. 튜링은 종전을 앞당긴 공적도 인정받지 못한 채 콜로서스보다 2년도 더 늦게 나온 에니악이 영광을 가로채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 튜링을 '세계 최초의 해커'라 규정하는 것이 그에게 조그만 위로가 될 수 있겠다. 튜링 이후 컴퓨터는 전 세계의 창조적 두뇌들을 유혹했다. 자의식 강한 몇몇 프로그래머가 순전히 재미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즐겼다. 이들에게 해커란 이름이 붙은 것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2세대 컴퓨터 PDP-1을 구입한 61년이다. MIT의 철도 시스템 연구 동아리인 테크모델철도클럽 학생들이 밤마다 몰래 학교 컴퓨터를 갖고 놀았다. 그들은 자신만의 장난감으로 오늘날 우리들이 쓰고 있는 프로그래밍 도구, 주변 환경, 관련 은어들을 만들어냈다. 자신들을 해커라 불렀다. 컴퓨터로 노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 이후 해커들은 많은 유용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80년대 들어 이들에게 '진정한 프로그래머'라는 별명이 붙여진 이유다. 애플 컴퓨터를 창업한 스티브 워즈니악과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든 빌 게이츠가 그런 인물들이다.
- 이들은 창조적 열정을 지녔다는 점에서 네트워크에 침입해 바이러스를 뿌리고 다른 사람의 자료를 파괴하는 크래커(cracker)와 구별돼야 한다. 제다이와 다스베이더의 차이다. 그런데 지난해 대입 원서접수 마비 사태가 수험생을 비롯한 크래커 탓이라는 소식은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창조적 해커가 되라고 컴퓨터를 사줬더니 파괴적 크래커의 길을 먼저 선택했다. 고작 남의 접수를 막기 위해서였단다. 못난 송아지, 못된 짓 먼저 배운다.
- <중앙일보. 2006. 2. 13.>